야간 산책-출발

한국 | 2021 | 79min | 극영화 | 전체관람가
감독 권민표, 서한솔 

기획의 변
2023년의 반이 지나고 우리는  마지막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득 올해 초에 자신이 세운 모든 것을 잘 해내왔나라는 생각이 6월이 지날 즈음 떠올랐을 것입니다. 시작은 언제나 설레지만 발걸음을 떼기는 무섭고, 잘 해내지 못했으면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과거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흐르는 시간 속에 예상치도 못한 일도 그저 묵묵히 호흡을 내쉬며 또 한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영화 <종착역>은 중학교 1학년이 된 시연이 전학을 와서 사진 동아리에 들면서 시작됩니다. <종착역>의 4명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을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친구를 만나 과거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의 모습 같아 웃음이 터질 수도 있고, 친구와의 관계에 소외감을 느꼈던 학창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비슷한 고민과 경험을 해왔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 현재에 존재합니다.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음을 우리는 몸소 알고 있습니다. ‘야간 산책 - 출발’은 영화 <종착역>을 통해 호흡하며 다시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합니다. (오은성)

  • 1시놉시스
    사진 동아리 `빛나리` 부원인 시연, 연우, 소정, 송희는 `세상의 끝`을 찍어 오라는 방학 숙제를 하기 위해 지하철 1호선 신창역으로 향한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친구들은 계획대로 잘 풀리지 않는 여정에 점점 지쳐가고, 낯선 곳에서 14살 첫 여름방학을 마주하게 된다.
  • 2프로그램 노트
    새로운 사람과 환경에 적응하는 것, 이것은 우리 인간이 사회적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부딪혀야 할 난관과도 같다. <종착역>에서는 이러한 보편적 감성을 중학생의 이야기를 빌려 얘기한다. 

    극 중 시연은 전학을 와서 어리숙한 상태로 사진부 아이들과 생판 써보지도 못한 일회용 필름 카메라로 세상의 끝을 찍으러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여정을 떠난다. 언뜻 보기에는, 사소한 이야기라고 느껴질 수 있으나, 우리 모두 아직 미성숙하던 시절을 생각해 보자. 낯선 사람과 낯선 공간에 대한 어렴풋한 두려움이 가슴 한구석 자리 잡아 있던 시절을 말이다. 시간이 지나고 커가면서 익숙해지지만, 아직도 살짝 그런 감정이 남아있는 것을. 영화에서 보여주는 카메라 거리감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유년 시절과 현재를 다시금 회상하게 만드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중학생 아이들 여행 시퀀스는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저마다의 유년시절 감각과 기억을 자극하고, 그러한 자극을 통해 현재 본인의 모습을 다시끔 이해하고 돌아보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극 중 중학생 아이들의 여정을 보자면, 우리의 그때도 영화 속 모습과 크게 다름이 없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단지 우리들이 그때를 잊고 있었다는 것일 뿐.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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