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1] 미드 90

2024. 10. 3. (목) 13:00

성남아트센터 큐브플라자 3층 미디어홀

미국 | 2019 | 85min | 극영화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조나 힐

  • 1시놉시스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우리 모두의 끝내주는 VHS TAPE 1990년대, LA. 스티비의 여름은 처음으로 뜨겁고 자유롭다. 그에게는 넘어져도 좋은 스케이트보드, 그리고 함께 일어서는 나쁜 친구들이 있다
  • 2프로그램 노트
     열세 살 ‘스티비’는 이제 막 사춘기에 들어섰지만 가족들은 그의 꿈틀거림을 알아주지 않는다. 그는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외롭고 어두운 감정들을 동네 쿨한 형들과 어울리며 해소한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형들 무리는 스티비 눈에 마냥 멋있다. 그들은 강해 보이고 서로 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그들이 하는 거라면 뭐든 따라 하고 싶다. 그렇게 스티비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숱하게 넘어지고 깨진다. 무리 안에서 술과 담배, 여자를 접하고, 사춘기 소년들의 미묘한 감정들과 그로부터 비롯된 다툼도 경험한다. 순수했던 아이는 그렇게 소년의 성장통을 겪는다.
     스티비를 따라 영화를 보는 우리가 10대의 감각을 깨우고 있을 때, 영화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리의 맏형 ‘레이’는 스티비에게 자신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티비와 마찬가지로 소년들 모두 각자만의 사정으로 스케이트 보드에 열중하고 있었다. 스티비의 엄마는 변해버린 스티비와 불량해 보이는 스티비 무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서서히 소년들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나이도, 저마다의 사정도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한다. 소년들의 뜨거웠던 한때를 엔딩으로 선택한 영화의 시선을 따라 우리는 다시 어른으로 돌아와서 힘겹고 미웠던 나와 너의 10대를 토닥일 수 있게 된다.
     <미드 90>은 2018년에 개봉했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90년대 중반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중반 LA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탔던 감독 조나 힐이 자신의 10대 시절에 대한 애정을 영화에 녹여냈기에 더 완벽한 90년대 재현이 가능해진 것 같다. 그는 스티비와 친구들 배역에 모두 실제 스케이터들을 캐스팅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당시의 스케이트 비디오들을 보여주고 90년대 음악을 들려주는 등 배우들에게서 90년대 분위기와 리얼한 스케이트 문화를 가져오기 위해 애썼다. 90년대 음악은 영화 내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특히 영화의 마지막은 90년대 힙합 그룹 ‘파사이드’의 음악이 어안렌즈로 담은 저화질의 화면과 어우러져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음악은 물론, 배기팬츠와 오버 핏 티셔츠, 푹 눌러쓴 비니, 여자 친구들의 메이크업 등 영화 속 인물들의 패션 또한 90년대 패션을 사랑하는 2024년의 우리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35mm 필름과 디지털의 중간 단계인 슈퍼 16mm 필름과 95년도식 8mm 디지털 캠코더, 4:3의 화면비율로 촬영해 그 시절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겼는데, 이 역시 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추억으로, 1020 세대에게는 ‘디토 감성’으로 힙하게 느껴짐과 동시에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대한 낭만으로 다가온다. (임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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